The Basic Report about Korean Kitchen Trade
 
주방 업계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베이직 리포트
 
 

한 해가 막을 내렸다. 언제나 그렇지만 2010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만큼의 발전도 있었다. 한국 주방용품 업계도 많은 어려움과 좋은 일들을 거치며 지난 한 해를 달려왔으리라 믿는다. 이제는 새로운 해를 준비해야 할 때다. 2010년의 성과와 실수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다음 해의 전망을 정확하게 짚어내는것. 이보다 좋은 준비는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Theme1. 현장 전문가들에게 듣는다,
국내 주방용품 시장의 현황과 전망
 
한국 주방용품 시장의 규모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정부 기관과 경제연구소들을 접촉했다. 하지만 그 어디도 수백여 개에 이르는 제조업체와 수입업체, 수를 가늠하기 조차 힘든 도소매 유통업체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주방용품 시장의 전체 규모와 매출액 등을 파악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업계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의 힘을 빌렸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와 도매업체, 유통업체, 수입업체 등의 전문가들이 제공한 자료를 정리해 도출한 한국 주방용품 시장의 대략적인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한 해의 전망까지. 지금부터 키친저널 독자들과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 주방용품 시장의 규모와 현황
 
현재 국내 주방용품 시장의 한 해 규모는 약 3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쿡웨어와 조리도구, 테이블웨어, 밀폐용기 등 가정용 주방용품 시장의 규모이며, 여기에 김치냉장고나 전기밥솥 같은 주방용 가전이 합쳐지면 약 10조 원 가량으로 시장 규모가 늘어난다. 주방용품의 종류로 구분한 시장 규모( 1 참조)를 살펴보면 주방가전이 56%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각각 13% 12%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쿡웨어와 밀폐용기 및 물병이 뒤를 잇고 있다. 세라믹 쿡웨어나 테이블웨어도 각각 6%씩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도마와 칼, 영업용 주방기기들은 각각 3% 크기의 시장을 차지한다.

 

국내 주방용품 시장에는 국내 업체들이 직접 제조, 판매하는 제품들과 수입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혼재해 있다. 그렇다면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조리도구의 경우에는 국산 브랜드 점유율이 약 45%로 해외 브랜드보다 적었지만 밀폐용기는 국산 브랜드 점유율이 65%로 나타나는 등 제품 분야별로 다른 점유율을 보인다. 모든 분야의 점유율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전체적으로 국내 브랜드 53%, 해외 브랜드 47% 정도로 현재까지는 국내 브랜드 점유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단순 비교했을 때의 시장 점유율은 국내 브랜드가 더 높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중고가 프리미엄 시장은 수입 브랜드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고, 국내 브랜드 제품들은 중저가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주방가구 업체들이 수입 브랜드들로 채워져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주방용품의 경우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높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고급 시장의 대부분을 수입 브랜드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주방용품 업체들의 국내외 시장 비중의 경우,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살펴 보면 국내 시장 55%, 해외 시장 45%로 내수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채널로는 직영점을 통한 직접 판매와 도소매점, 슈퍼마켓,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판매와 더불어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의 무점포 판매를 들 수 있다.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

지난해 주방용품 업계는 매출과 수출량 증가 등 발전을 이루기도 했지만 잘못된 정책이나 관행 등의 문제 때문에 발전을 저해당하기도 했다. 2010년 업계를 많이도 괴롭혔던 문제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와 관련해 정부의 정책과 유통 구조, 업계의 잘못된 관행 등의 세 분야로 분류해 정리했다.

 

정부 정책  우선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관련해 비단 주방용품 업계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대기업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이다. 주방용품 업계의 경우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국내 및 해외에서 경쟁을 하며 발전하고 있는데, 몇몇 대형 주방용품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수출 및 판로 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그나마 판로를 확보할 수 있지만 해외의 경우에는 중소기업체 혼자만의 힘으로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너무 많다.

 

지난해부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SSM(Super Super Market, 기업형 슈퍼마켓)의 확장으로 중소 주방용품 업체들의 실질적 판매 채널인 대리점과 소매점이 몰락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이 개정되었지만 여러 허점을 지니고 있어 소매점이나 대리점, 중소상인들이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Box 1 참조)이다.

 

유통 구조 국내 유통 체계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방용품의 판로는 대체로 대형규모의 전문화된 홈쇼핑, 대형할인점, 종합생활용품 업체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취급하는 개인 소매점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대기업형 유통업체들의 부당한 장려금이나 수수료 인상, 판매 채널 확보의 어려움 등이 업체 간의 지속적인 과열 가격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현실은 제조업체의 실 마진을 축소시키고, 이는 곧 상품 개발 의지 저하에 따른 신제품 개발 축소와 브랜드 주방용품 업체의 성장을 막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밖에도 시장 유통 구조가 제조, 물류와 벤더체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장비용이 높고, 소비자들에게 지워지는 가격 부담이 커진다는 것도 유통 구조가 지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업계의 잘못된 관행 비단 이번 조사를 통해서 뿐 아니라 그간 기자가 만나온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타사 제품의 카피를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꼽았다. 주방용품 업계는 유난히도 카피 제품이 많은 업계로 꼽히는 것이 현실. 기술력이 높지 않던 시절, 자체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수입 제품을 카피해 싸게 판매하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제품이 히트를 치면 곧바로 후속 카피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정도다. 이런 현상은 후발 주자들이 가세한 과잉 경쟁을 불러오고, 결국 서로가 적절한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품 판매를 지속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특히, 카피한 제품을 기존의 제품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연구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인 업체들이 오히려 가격 경쟁에서 지게 되는 현상은 주방 업계에 뿌리박힌 고질병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아직 특허권과 관련된 적절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카피 제품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거시적인 관점보다는 미시적인 가격 경쟁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면서 해외 브랜드들이 잠식한 프리미엄 시장을 보지 못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만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업계의 개선점 중 하나로 지적된다.